볼리비아 2
정글, 먼지를 벗삼아 푸른 하늘을 향하여
Santa Cruz의 대구 교구에 자전거를 두고 자전거로 여행하기 힘든 곳을 버스로 여행하기로 했다. 소금 사막을 가려면 수크레와 포토시를 거쳐가는 길이 편안하다. 백색의 도시 Sucre에 도착하니그 동안 보았던 볼리비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온 도시의 건물을 흰색으로 칠해서 백색의 도시로 이름이 부쳐졌다고 한다. 대성당과 여러 성당들 볼 것도 많고 오랜만에 에스프레소도 마시고 좋다. 수크레 대 성당은 입장료가 있지만 방문할 만하다.
Sucre 대성당
수크레 근교에는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인디오의 장이 열리는Tarabuco인데 일반 대중버스로는 가기가 조금 힘들고 투어를 하면 편안하다. 이곳에 가면 인디오들의 복장과 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이 그 동안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1불씩 손에 쥐어준 모양이다. 사진 찍으려면 무조건 돈을 요구라는 것이 순진한 인디오 얼굴과 다른 모습이라 조금 실망스럽다.
Tarabuco의 시장
수크레는 음악과 예술가들이 많은 도시이다.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하루는 우연히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는 길에 음악 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려 기웃거렸더니 한 집의 정원에서 한 2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춤과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날은 다가오는 여름의 축제를(Virgen de Guadalupe) 위해 하는 준비와 제례였다. 신성한 마리아 상을 중간에 두고 볼리비아인 들이 많이 씹는 코카 잎과 담배, 그리고 술을 마시면서 태우는 제례였다.
축제Virgen de Guadalupe전의 제례
환상! 지구 최대의 소금 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1일째.우유니에서 한 10분쯤 달려 도착한 곳 기차의 묘지. 예전에 상업용으로 사용되었던 기차들이 녹슨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아주 오래된 기차들이고 당시만 해도 정밀한 가공기계가 없었을 텐데 어쩌면 그렇게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기차의 묘지를 떠나 소금 박물관이 있는 곳, 콜차니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소금을 채취하는 모습도 보고 소금으로 만든 관광상품도 구경했다. 그런데 정작 내 기억에 남은 일은 출생한 지 갓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라마에게 우유를 먹인 일이다. 관광상품을 파는 아줌마가 라마에게 줄 우유를 타는데 내가 궁금해 하니 젖병을 내 손에 쥐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혹시 라마가 내 손을 깨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 얼마나 우유를 쪽쪽 잘 빨아 먹던지 꼭 아이가 우유를 빨아먹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으로 그렇게 가까이에서 라마의 눈을 바라보았다. 깊고 투명하면서 검은 듯한 갈색.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박물관을 떠나 한 30분쯤 달렸을까!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인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소금 사막에 도착했다. 정말 광대하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 소금사막을 본 터라 그 뭐랄까! 처음 접하는 관광객들과는 느낌이 달랐지만 남한의 9분의 1 크기가 된다는 웅장하고 거대한 소금 사막.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내려서 걸으면 소금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고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하얗게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무작정 떠나고 싶은. 자유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사진도 재미있게 찍을 수 있고 소금으로 만들어진 호텔을 방문할 수 있는데 지붕과 문을 제외하곤 모든 곳이 소금이다. 식탁, 침대, 의자 등이 모두 소금으로 만들어졌다. 예전에는하루숙박비가 미화 20달러 정도였는데 지금은 이용하는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사막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깨인 관광객들은 이용을 하지 않으려 하고 배낭 여행객들에는 비싸서 요즘 이 호텔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일본인들이 대부분이고 한국 사람들도 꽤 된단다.
물고기의 섬
지프차는 소금 호텔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물고기의 섬으로 달려한다. 굳은 눈 위를 질주하는 느낌을 주는 이 길은 주변 경관이 정말 멋있다. 자전거를 타고 와KT왔으면 더 멋있고 자유로울 텐데… 물고기의 섬Isla Pescado. 콜차니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은 사막 안의 섬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선인장들이 많다. 태고 적에 바다였음을 말해 주듯 이곳에서는 지금도 해초화석Estromatolitos이 출토된다고 한다. 기둥 같이 거대한 선인장이 무성하게 자라 기묘한 경치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우기에 빗물이 고여 하얀 거울의 바다로 둘러싸이게 되면 진짜 섬으로 변하여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초현실적 경관을 연출한단다. 섬의 정상에는 지그재그 바위 길을 달려 올라가는데 정상에서는 하얀 지평선을 배경으로 섬 전체에 무수히 서있는 선인장이 바위와 함께 어울려 장관이다. 그곳에 가만히 앉아 명상과 기도를 드리면 마음이 펑! 트인 느낌이 든다. 아!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대자연이여.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된다. 선인장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환각성 선인장Trichocereus은 12.3미터가 자라는데 모두 1203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 웅대한 모습으로 자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겠는가? 섬 정상까지 왕복 소요 시간은 반시간 남짓. 어느덧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고 소금 사막에서의 야외 피크닉이 시작된다. 특별 투어 지역의 악마의 동굴Cueva del Diablo과 갤럭시 동굴Gruta Galaxis 은 인디오 족이 미라를 묻었던 48개의 무덤과 만날 수 있다. 해골과 미라 그리고 함께 부장되었던 물건들도 볼 수 있다. 미라 발굴작업을 하다가 발견된 곳이 갤럭시 동굴인데 신비하고도 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동굴 속 형상들이 마치 은하수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이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면서 하루 일정이 끝나게 된다. 첫날 묵을 산 페드로San Pedro는 무척 작고도 조용한 마을이다. 온 마을이 깜깜한 가운데 에릭이 나에게 수 없이 이야기 했던 밤하늘을 바라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별을 보긴 처음이다. 인공적인 조명이 없으니 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내 몸에 전해오는 것 같다. 소금 사막이 웅장한 느낌을 준다면 밤하늘의 별보기는 잔잔하고도 평화스러운 느낌이다. 사막에서는 낮과는 달리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더군다나 6월과 7월은 이곳의 겨울인 터라 더더욱 추웠다. 숙소의 이불만 덥고 잔 관광객들은 너무 추워 밤을 새우듯 했지만 우리는 둘 다 따뜻하게 잘 잘 수 있었다. 미리 침낭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용감한 돌과 돌의 나무
우유니 사막의 둘째 날. 오늘은 각양각색의 호수와 플라맹고를 볼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가 크다. 산 페드로에서 한 30분 달리니 온 사방에 산호초가 펼쳐져 있다.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용감한 돌Ejercito de Piedra이다. 1억 년 전에 바다였다는 증거다. 이곳에는 화산 Ollague (5830미터)도 볼 수 있는데 가끔 화산까지 등반하는 관광객도 있는데 왕복에 7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다시 200미터 정도 더 걸어 들어가면 다시 환상적인 모습과 만나게 된다. 오랜 세월 침식, 풍화 작용으로 자연스럽게 깎인 산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마치 인공적으로 문양과 색을 배합한 것 같은 분위기다.
광활한 사막을 달리다보면 떼를 지어 한가하게 먹이를 찾는 비쿠나Vicunas를 볼 수 있는데 겁이 많아 사람이 조금 다가가면 금방 도망가 버린다. 볼리비아에서는 소멸하는 비쿠나를 보호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쿠나의 털은 따뜻하고도 귀한 것이라 한때는 멸종의 위기까지 갔던 야생라마다.
시시각각 빛깔을 달리하는 호수들 Laguna Hedionda, Laguna Chiarcota, Laguna Carapa, Laguna Honda (Laguna는 호수라는 뜻. 뒤에 붙은 것이 이름이다)을 바라보게 되는데 무척 평화로운 광경이다.
호수에서 산 방향으로 조금만 산책을 하면 쉽게 여우를 만나게 된다. 여우는 관광객들이 점심을 먹고 음식찌꺼기를 남겨 놓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관광객들이 모두 내려와서 요기를 한다. 난 운 좋게도 한 마리의 여우랑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사막 한가운데 이상한 돌들이 모여 부락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돌의 나무 Arbol de Piedra다. 마냥 신기하다. 이곳이 우유니 투어의 랜드 마크가 된 곳인데 한 아름이나 되는 돌기둥이 거대한 바위를 받치고 있어 돌의 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바위들은 바람과 폭풍 그리고 침식과 퇴적 등 자연현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은 말한다!
마지막 날은 새벽 5시에 출발이다.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간헐천 지대를 보아야 제격이기 때문이다. 간헐천은 유황냄새가 진하고 온천처럼 따뜻하다. 다른 관광객들은 춥다고 벌벌 떨면서 온천물에 손만 담그고 있다. 사우나와 온천을 워낙 좋아하는 나. 온천욕을 하고 나올 때는 무척 춥다고 말리는 팀의 충고를 듣지 않고 온천에 몸을 담그니 음~ 그 기분은 천하를 다 얻은 듯하다고나 할까? 이틀 동안 쌓였던 먼지와 피로에 싹 가시고 온몸이 스스로 녹는 기분이다. 온천욕을 하면서 해돋이를 보는 것또한 일품이다. 그래서 이곳 이름이 아침의 해Sol de Mañana다. 나는 20분 정도 혼자 온천에 앉아 있고 우리 팀들은 벌벌 떨면서 가이드가 준비하는 아침식사를 기다렸다. 가엾은 사람들. 이 물이 얼마나 따뜻한데 그리고 온천을 하고 나오면 자연의 신선한 차가운 공기가 오히려 더 좋은데 그걸 모르다니 쯧쯧!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미친 계곡Valle de Rocas이다. 돌들이 여러 가지의 모양을 연출하는데 보는 시각에 따라, 상상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인다. 말의 모습도 보이고 코가 큰 사람 같이도 보인다. 투어를 마치고 지프는 속력을 다하여 우유니를 향해 달린다. 피곤한 사람들은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다. 지난 이틀간에 본 것들이 꿈만 같다. 자연은 말한다.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가. 그리고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볼리비아의 정글 베니로 가다
정글투어. 말만 들어도 왠지 설레면서 기대가 된다. 마치 내가 꼭 타잔과 함께 뛰어다니던 제인과도 같이 정글을 마구 누비면서 나무와 나무 사이를 넝쿨을 잡고 나르듯 오갈 수 있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항상 반대라고 정글로 가는 길은 버스 편으로 거의 20시간 동안 비포장을 달린다. 버스는 어떻게 엔진은 작동이 되어 달릴 수는 있지만 좌석이나 창문, 그 밖의 다른 것들은 모두 다 망가진 그런 상태이다. 다른 버스 노선은 다른 날에 떠난다고 해서 그 나마 떠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버스를 탔건만 버스 안은 디스코 장을 방불케 한다. 사람 뿐 아니라 닭들도 타고 있다.
운전기사는 볼리비아의 최근 디스코음악을 최고의 볼륨으로 높이고 춤추듯 운전을 한다. 버스 운전사 옆에는 4명의 조수들이 함께 앉았는데 이들은 중간중간 손님의 짐을 싣거나 타이어를 점검한다. 운전기사는 이 젊은이들과 함께 코카 잎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음료수를 마시는데 나중에 에릭이 알려 준 바로는 음료수가 아니라 술이었다고 한다. 왠 음주운전? 우리나라 같으면 당장 구속감인데…그런데 이 운전기사 아무리 음악을 줄여달라고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잠깐 줄였다가 조절이 안 된다고 하면서 또 크게 하고… 엄청나게 커다란 소음에 내 귀는 먹먹하고 버스 승객들이 내뿜는 냄새와 차 안으로 들어오는 먼지 때문에 코가 막힌다.
악취는 타이거 발삼을 코끝에 발라 그럭저럭 견딜 만했지만 건너편에서 트럭이나 차량이 한 번씩 지나가면서 붉은 비포장도로의 먼지를 한번 뿜어대면 온몸이 먼지로 붉게 물들고 만다. 정비를 위해서 중간중간 버스가 서면 적당히 눈치를 보면서 화장실을 찾아 용변을 보아야 한다. 그래도 그 편이 불결한 화장실보다 낫다. 그렇게 달려 온 곳, 루레나바케에는 새벽 2시에야 도착했다.
아침 8시30분에 배를 타고 말디디 자연국립공원으로 가는데 한가하고 평화롭다.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를 지나니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난리법석이었다. 도대체 왜?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우유병을 쪽쪽 빨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쩜 저렇게 생겼을까? 예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뭔가 특별해 보인다. 개미가 주식이라 이름이 개미를 먹는 곰(개미핥기)이란다. 겁을 먹으면서도 자세히 보니 눈은 아주 순하게 생겼는데 손톱인지 발톱은 아주 날카롭게 보였다.
동물들도 자기를 무서워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방 영감으로 눈치를 채는 모양이다. 나는 반은 신기하고 반은 겁을 내면서 보고 있었고 개미핥기는 에릭의 무릎에 아주 날카롭게 생긴 손을 댄다. 에릭이 자기에게 지대한 관심을 주는지 눈치를 챈 모양이다. 공원 관리자는 바지가 망가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란다. 한번 발톱을 긁으면 바지뿐만 아니라 다리에 상처가 아주 깊게 난단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동물이라 기분이 묘했다. 내가 직접 우유병을 쥐고 먹이지 못해 아쉽긴 한데 아직도 정글투어하면 개미핥기가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
코로이코에서 라파즈까지의 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는 것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다. 근 2000미터 높이의 비포장도로가 거의 오르막이고 아주 가파르다. 반대로 라파즈에서 코로이코까지는 2000미터가 내리막인 셈이다. 내리막의 스릴 때문에 이 길은 산악자전거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당연히 내리막의 스릴을 느끼면서 매초마다 변하는자연을 감상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그리 권하고 싶은 투어는 아니다. 일단 단체로 움직이기에 자유롭지 않고 자전거가 혹시라도 정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 길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라파즈에 도착해서 자전거로 내려왔을 테지만 미리 버스로 답사한 것이 잘한 일이다 싶다.
코로이코에서 융가를 달려 라파즈로 가는 미니버스가 있는데 우린 앞좌석으로 예약을 했다. 10대중 1대는 꼭 사고가 난다고 들었기에 긴장이 되긴 했다. 길이 너무 좁고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차가 교차를 할 수 없어 후진을 해야 하는데 이때 사고가 많이 나거나 내려오는 차가 과속을 하여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은 터라 사실 미니버스로 올라가는 것도 은근히 걱정이 되긴 했다. 운전사 옆에서 융가의 낭떠러지를 보면 현기증이 난다. 잠깐 현기증이 난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급브레이크. 소리 지르기라면 나도 남 못지않은데 다른 여자가 지르는 소리에 너무 놀란 나머지 외려 내가 침묵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운전기사는 얌전히 가고 있는데 내려오는 차가 우리를 보지 못하고 막 달린 모양이다. 다행히 두 운전기사들이 재빨리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식은땀이 주르르… 우리 차가 10대중 1대에 해당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하지 않았기에 더 놀란 것 같다. 앞에 앉아서 내려오는 차가 올 때마다 운전사에게 차가 내려온다고 주의를 주었는데 왜 못 보았는지? 운전수도 많이 놀랐는지 물 한 모금을 마시곤 다시 떠나려고 했다. 차 안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느 누구 하나 운전수를 나무라지도 않았고 고개를 돌때마다 클랙션을 울리세요. 라고 주의를 준다. 운전기수 또한 다른 운전기사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우리를 사고 위험까지 몰고 간 반대편에서 오던 운전기사는 차를 조금 빼더니 미안하다는 표시로 손을 한번 들어 올리는 것이 다였다. 우리 운전사도 아무 불평도 없이 다시 시동을 걸어 그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간다. 어떻게 아무런 실랑이도 벌이지 않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넘어가는지 이해가 안 갔다. 만약 어느 한쪽이 조금 더 과속을 했더라면 큰 사고가 났을 텐데… 에릭은 운전기사에게 조금 조심해서 운전을 하면 좋겠다고 말하니 기사 왈 죽고 사는 것은 산신령이 하는 일이니 그리 겁낼 필요가 없다는 대답이다.
융가에서 사고가 나서 설사 죽는 일이 있다고 해도 볼리비아 사람들은 그리 슬퍼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아름다운 볼리비아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였기 때문이다. 믿음도 가지가지라지만 그래서 사고일보 직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게 태연했구나! 이해는 갔지만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이렇게 위험한 구간이면 시간을 정해서 내려오는 차와 올라가는 차를 구분하면 될 텐데 이네들이 조금 미련한 것은 아닌가? 아니면 생각 없이 사는 것이 아닌가?.